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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CCTV·위치추적’ 24시간 감시당하는 직원들
2026-01-14

# 국내 23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A 커피숍. 직원 근무 공간 천장에 CCTV가 설치돼 있다. 카운터를 잠깐 비웠을 때 전화가 오고, ‘손님이 없어도 책을 읽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등 CCTV로 직원을 감시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심지어 회사는 CCTV 캡처 사진으로 ‘고객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각 지점에 배포하기도 했다.

# B 기업 수리기사는 근무지역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경고를 받았다.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받은 스마트폰에는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이 깔려있었고, 회사는 직원의 이동경로와 송수신된 문자, 통화기록까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회사 내 설치된 CCTV가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감시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GPS(위치추적장치) 등으로 이동경로를 감시당하는 직원들의 토로가 나오는 상황인데도 사내 CCTV와 위치추적기 활용을 규제하는 법률이나 지침이 없는 상태다.

CCTV로 ‘근태관리’ GPS로 ‘위치추적’
사장이 당신을 감시하고 있다!


CCTV (자료사진)ⓒ양지웅 기자

CCTV를 통한 직원 근무태도 감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CCTV가 범죄 예방이나 시설물 관리 등의 본래 목적보다는 직원 감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최대 규모의 C 버스회사는 기사 폭행 등을 예방하기 위해 차내에 설치한 CCTV로 수년간 기사들을 감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C 회사는 CCTV 관리 직원을 이용해 버스기사들의 운전 중 금지행위를 일일이 판독해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서명을 받기도 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버스에서 운전하는 기사들은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답답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인권침해뿐만 아니라 상시 감시당하는 과정에서 피로감이 쌓여 사고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기사들은 설명한다.

스마트폰 앱과 GPS로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사례도 있다.

국내 한 대기업 수리기사로 일하는 윤모씨는 점심시간 10여분 전에 근무지역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경고를 받았다. 차량에 달린 GPS가 윤씨의 이동경로를 기록하고 있었다.

제약회사가 영업직 직원들에게 위치추적이 가능한 앱을 깔 것을 지시하고 직원의 이동경로 등을 감시하는 경우도 있다. 외근이 많은 수리기사나 영업사원 사이에서 이 같은 장치들을 통해 항시 감시를 당했다는 토로가 나온다. 현행법에는 위치정보를 수집할 때는 반드시 당사자에게 사전 동의를 받게 되어있지만, 사측이 동의서 작성을 요구하면 거절하기 힘든 실정이라 입을 모은다.

‘시설 관리’ 위해 설치한 CCTV로 노조 감시까지
“인권침해 막기 위한 법 제정 시급”


CCTV 통합관제센터 (자료사진)ⓒ민중의소리

회사가 CCTV를 이용해 노조활동을 감시한다는 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금천구의 수요양병원은 올해 초 치료실 곳곳에 CCTV를 설치했다. 치료과정에서 환자와 직원의 안전을 관리하기 위해 CCTV를 설치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치료실과 식당 등 직원 동선에 따라 설치된 CCTV가 노조원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됐다고 주장한다. 수병원은 노조원이 피켓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노조간부들에게 9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노조탄압 병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충남 당진의 JW생명과학도 시설 현대화를 이유로 작년 말 60여대였던 CCTV를 올해 초 200대 수준으로 늘렸다. 상시 근무 인원 280명이 일하는 회사임을 고려했을 때 직원 1인당 1대꼴로 CCTV가 설치된 셈이다. 노조는 “회사가 CCTV를 늘리며 노조사무실과 휴게실 등에도 설치해 직원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JW생명과학은 노조 파업에 이은 직장 폐쇄 논란이 있었던 사업장이다.

CCTV를 설치 목적과 달리 사용하는 것이 불법임을 고려했을 때 CCTV를 직원·노조 감시의 목적으로 사용했다면 사측에 사생활·노조활동 침해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전자기기 감시 민원이 한 해 200건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하나 변호사(해우 법률사무소)는 “회사가 설치 목적과 달리 전자기기를 직원 감시 목적으로 사용하고 심지어 징계 자료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사용 목적을 벗어난 CCTV 악용을 막기 위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지난 2007년 직장에서 전자 감시 규제 법안을 따로 만들라고 고용노동부에 권고했고, 이후에도 수차례 권고 수용 여부를 밝히라고 했지만, 노동부는 지금까지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법안은 아직 발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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